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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anta rei
찌그러진 구체
찌그러진 구체 (distorted sphere) 원 또는 구가 아름다운 이유는 시작도 끝도 가질 수 없는 스스로 완벽하게 순환하는 성질때문이라고 생각한다. 그에 비해 찌그러져 파괴된 구체는 순수한 순환의 장애이다. 바람 빠진 공에 숨을 불어넣어 다시 제 모습을 유지하도록 한 경험이 있는가? 그것을 제 모습으로 복귀시키는 데에 필요한 것이 생명의 숨이라면 그것이 상실되었기 때문에 원은 파괴되었다고 볼 수 있다. 찌그러진 원은 사라진 생명에 대한 애도이고 순환을 잃어버린 시스템에 대한 참담함이다.
화지(話紙)/물질에 관하여
2023. 10. 13. 04:31
너무 많아서 무너질 것 같은 세계
내게 있어 피할 수 없는 물음은 옷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이 어떻게 가능한가? 이다.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비단 옷뿐은 아닐 것이다. 옷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칫솔, 컴퓨터, 휴대폰, 자동차나 다를 바 없는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질이라는 점이다. 따라서 개인적 경험에 따라 제조산업군에서 생산되는 다른 인공물질을 떠올려도 좋을 것이다. 내가 인식한 문제는 과잉생산으로 축적된 폐기물로 인해 자연이 자정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었다. 내가 이 주제와 관련하여 경험한 가장 강렬한 인상은 위기와 죽음이었다. 물질계에 인공물질이 많아도 너무 많아 이것을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의지를 갖기도 전에 끊임없이 쏟아지는 제품들과 상품들에 숨이 막혀 질식해버린다. 수요가 있으니 ..
화지(話紙)/물질에 관하여
2023. 10. 12. 21:48